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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보다 맛을선택한 유기농 밤
주암농원
글쓴이관리자
작성일2023-11-01 10:16:40
조회수46

K-FOREST FOOD STORY

- 달콤한 구슬을 키우는, 주암농원 -


주암농원이 있는 부여군 외산면 산자락에서 인터뷰

일할 때 신는 장화와 연장은 햇볕에 건조한다

밤나무에서 딴 밤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부여군 은산면, 외산면, 내산면이 경계를 이루는 축융봉 산줄기 아래 자리잡은 주암마을은 땅이 좋고 날씨가 온화해 과실이 풍부하고 빛깔이 곱다.


밤빵에 넣을 밤이 필요하다는 제빵사에게 전화를 받았다.

밤 통조림을 더 이상 쓰기 싫다며. 우리나라의 밤 가공품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단단한 밤껍질을 친절히 벗겨 먹기 편하도록 소분한 파우치 한 봉이면 입 심심한 오후에 손이 절로 간다.

하지만 가공하지 않은 그 자체로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굳이 가당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러운 단 맛, 원물로 섭취하는 천연 영양소, 제철에 수확했을 때 느껴지는 신선함.

이렇게 다양한 우리 임산물 소비경험은 다른 소비에 비해 다채롭다.

‘먹다‘라는 식음의 행위를 포함해 구매부터 요리, 섭취까지 ‘대량생산, 일괄판매’와는 결을 달리 한다.

요즘 대세를 보아하니 가성비를 중시하던 소비 트렌드에서 벗어나 ‘가치소비’의 양상을 띈다.

가치 소비란 ‘내가 소비하는 것이 곧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라는 일련의 인식이다.

이런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랜드와 우리 임산물은 궤를 같이하는 듯 하다.

내 아이, 내 가족이 먹는 것은 가장 깨끗해야 하며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크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

이 선택은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하고자 하는 가치관의 발현이겠다.

또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들에게는 낯선 얘기가 아니다.

가치있는 소비를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농가가 있다.

자연의 눈으로 바라보고, 소비자의 입이 되어 말하는 주암농원이다..

* MZ세대 :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셍한 밀레니얼 세대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달콤한 구슬을 키우는 주암농원


주암리와 내산면의 경계의 표지판

구슬 주에 바위 암, 부여 주암리에는 달콤한 구슬을 키우는 주암농원이 있다.

해와 구름, 바람과 나무가 가장 조화로운 그 곳에는 자연 속의 한 부분처럼 주암농원이 있다.

뻔한 영웅담을 만드는 힘

처음 농사는 복숭아로 시작했다.

수익으로 전환이 빠른 품목은 초보 농사꾼의 선택지 중 맨 윗 장에 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흙과 나무 내음 대신 매일같이 농약냄새를 견뎌야했다.

수채화같은 분홍빛 복숭아는 그저 달콤하지 않았다. 주암농원은 선택을 했다. 말 그대로 다 갈아엎고 다시 시작했다.

각오는 했지만 역시나 그 길도 순탄치는 않았다. 옥광인줄 알고 애지중지 키운 밤나무는 일반 밤을 주었다.

머지않아 이 고생을 보상받길 기대했는데…….

묘목시장에서 묘목을 샀던 그 날을 원망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해가 세번 바뀔 때까지도 몰랐다.

그렇게 또 다시 접목을 하고 나무를 바꾸는 과정을 반복 해야했다.

‘도시에서 귀농한 초보 농가’라는 한 줄에서 이미 스토리 한 편이다.

우당탕탕 좌충우돌 초보농사꾼의 실수와 좌절, 하지만 가족들은 절망하지 않고 조금씩 극복해 나가고,

어느 새 그 가치를 알아주는 소비자들의 발걸음. 뻔한 스토리라고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사실, 그들을 닮고 싶어한다.

영웅의 대단한 파워를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굵직한 파도를 넘을 수 있는(이 파도는 인생에 걸쳐 끝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단단한 허벅지 힘이 갖고 싶은 것이다. 주암농원의 사람들에게는 그 두꺼운 힘이 있다.

밤나무가 아픈 곳이 없는지, 어제와 달라진 점은 없는지 매일같이 확인하는 꾸준함과

약을 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굳건함이 영웅의 힘을 비축하는 방법이 되었다.

밤 소쿠리에 생쥐 드나들 듯

“밤 알을 크게 하려면 화학비료를 써야해요.

그렇게 키운 밤은 수매장에서 잘 팔리지만 우리 성정과 맞지 않더라구요, 알맹이만 크면 뭐해 맛이 없어요.

약 냄새도 적응이 안돼” 무농약 시기, 유기 전환기, 유기농 인증 이렇게 3~4년 터울을 지나 유기농으로 인증을 받았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괜히 하나? 밤 알은 작지만 맛은 기가 막혔다.

대신 심은 나무 수에 비해 수확량이 아쉽다. 남들 100자루 묶을 때 60자루 묶으면 많이 묶은 편이었다. 벌레들 때문이다.

밤 맛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지, 여전히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하지만 이제는 ‘너희들도 밤 맛 좀 아는구나’ 하며 우스갯 소리하며 주워 던진다.

무농약으로 전환하려 마음을 먹었을 때 고민이 많았다.

주암농원 구성원의 의견들이 다 달랐기 때문이다.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무엇이 올바르고 지속가능한 결정인지 신중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더 이상 농약을 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조금 더 ‘주암농원’다운 길이기 때문에, 그 생각이 결심으로 끝나 실천으로 옮겨졌을 때,

그 때 가장 맛있는 밤을 얻었다.

미리 칼집을 내어 구우면 먹기 편한 밤을 얻을 수 있다

밤 재주문 합니다.

판매를 하는 사장님들이 가장 듣기 좋은 말은 무엇일까.

아마도 주문보다는 재주문이 아닐까 한다.

없어서 못 먹던 시절을 지나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든 시대에 같은 집 같은 제품을 다시 주문한다는 것의 의미는 얼마나 클까.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는 주암농원은 단골고객들이 많다. 인터넷이 서투른 어르신들은 전화로 주문한다.

제품의 별점을 매기는 기준은 크게 제품의 질, 판매자의 서비스 정도 일 것이다.

주암농원의 훌륭한 밤 맛과 더불어 다양한 상황에서 밤을 섭취하는 소비자를 세심하게 생각한다.

열 십자로 칼집을 내어 구울 때 튀지 않게 1차 처리를 해준다 거나 밤 껍질을 모두 벗겨 먹기 편한 누드밤으로 판매한다.

부득이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확한 밤을 포장하기 전에 먼저 맛을 본다.

소비자가 택배를 받았을 때 입장이 되어 괜스레 박스까지 묶었다가 다시 풀어 보기도 한다.

이러한 정성 덕분에 여기저기서 다시 찾아주는 단골이 생겼다.

주암농원 밤 이야기




지켜낸 밤

매 여름철이 되면 농가와 임가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장마와 태풍의 피해를 입은 임가의 안타까운 소식은 해만 바뀌어 여름 뉴스에 등장한다.

그 날도 그랬다. 하루종일 심술 궃더니 역시나 알 굵은 비까지 뿌리며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귓 전까지 먹먹할 만큼 심하게 우는 태풍은 밤나무를 이리로 저리로 휘두르고 있었다.

아버지는 금방이라도 뽑혀 나갈 듯한 나무를 껴안았다. 그러자 큰 아들은 옆에 있던 어린 나무를 껴안았다.

정말인지 곧 뽑히거나 부러지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 같았다.

이 흐르는 게 빗물인지 내 눈물인지 모르겠다고, 나무를 잡고 있은 지 몇 시간이 흘렀는 지 아니면 고작 몇 분이

흘렀는 지는 모르지만 조금씩 비가 잦아들고 펄럭이던 밤나무의 머리칼은 조금 안정이 되어갔다.

그제서야 흙과 비로 범벅이 된 두 사람은 서로를 봤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순간이었다.

다만 이 태풍이 우리 밤나무를 앗아가지 못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그렇게 힘들게 지켜낸 밤이었다.

그날 밤 온 가족이 상 앞에 모여 앉았지만 밥 맛은 없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눈물과 절망으로 지새우지 않아도 되었다.

생채기가 약간 난 팔뚝이 자랑스러웠다.

그렇게 힘들게 지켜낸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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