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습니다. 바로 ‘춘곤증’입니다. 피로감이 늘어나고 졸음과 집중력이 떨어지며 권태감으로 인해 일이 손에 안 잡히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질병은 아니지만 이 증세가 한동안 지속되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합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해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인 춘곤증. 겨울동안 영양분을 비축한 산야가 가장 먼저 선사하는 산나물로 춘곤증을 쫓아 보는 건 어떨까요?
‘갓(재배한) 나물 한 접시 보다 산나물 한 젓가락이 더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보통의 먹거리와 달리 산나물만의 고유한 장점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늘날에는 그 풍부한 영양 성분이 밝혀지면서 최고의 봄철 건강식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산나물과 일반 재배 농산물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약리성에 있습니다. 그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산나물은 장 내용물의 이상발효를 억제하는 동시에 유독물질을 해독하고 배설을 촉진하여 몸의 활력을 되살린다고 합니다. 또한, 풍부한 엽록소와 미네랄,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고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는 효능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산나물의 또 다른 특징은 그 종류에 따라 생으로 먹거나 삶아서, 혹은 국을 끓이거나 갖은 양념에 무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삶아서 말려두었다가 다시 데쳐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이는 산나물의 아리고 쓴 맛과 독성을 제거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산나물은 일반 가정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고사리를 비롯해 곤드레, 취나물, 두릅, 참나물 등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요즘에는 산나물 또한 하우스 재배가 가능해졌지만 봄철 산에서 채취하는 산나물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1. 강원도의 자랑, 곤드레
곤드레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전국에 자생하며 특히, 강원도 정선과 평창의 특산물로 유명합니다. 강원도 사람들은 ‘곤드레 나물을 먹지 않으면 강원도의 참맛을 알지 못 한다’고 할 정도로 곤드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강원도 사람들은 매년 봄철 곤드레를 채취해서 쌀과 섞어 곤드레밥을 해먹습니다. 곤드레 나물 자체의 향기가 거의 없고 식감이 부드러워 맛의 균형이 좋은 게 특징입니다.
2. 독특한 향기가 일품, 취나물
은은한 향기가 감도는 건강 밥상을 원한다면 취나물을 추천 드립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취나물 종류는 60여 종에 달하며, 그 중 식용이 가능한 것이 24종정도 됩니다. 식용이 가능한 것은 참취, 개미취, 각시취, 곰취 등이 있으며, 감기와 두통을 완화하고 해독과 항암효과 등 약용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달콤 쌉싸름한 맛, 두릅
두릅은 흔히 봄을 알리는 나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연하면서도 단맛과 쓴맛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 산나물로 참두릅과 개두릅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개두릅은 특히 강릉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매끈하면서도 쓴맛이 조금 강한 게 특징입니다.
두릅은 주로 삶아서 쌈이나 볶음으로 해먹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 단, 많이 먹으면 복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적당량을 섭취하는 게 필요합니다.
4. 맛 돌아오게 하는 밥도둑, 참나물
입맛 없는 봄철 밥상에 등장한 참나물은 그 향기만으로도 춘곤증을 물리칩니다.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에 좋으며 고혈압과 중풍, 신경통 등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베타카로틴 역시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부 미용에도 최고입니다.
주로 생으로 양념을 해서 먹는데, 억센 식감이 부담스러울 때는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쳐서 먹으면 향도 좋고 식감도 좋은 참나물을 드실 수 있습니다.
5. 풍부한 영양성분, 고사리
우리나라 각지에 자생하는 고사리는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흔한 산나물로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습니다. 사찰에서도 가장 애용하는 반찬으로 봄철 어린 순을 채취해서 먹을 때 가장 맛있습니다.
아미노산류인 아스파라긴과 글루타민산,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아스트라갈린 등 특수한 영양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합니다. 보통은 끓는 물에 삶아서 숨을 죽인 후에 국과 찌개, 무침 등으로 요리해 먹습니다.